제1화
기사도 정신
음, 네가 내 마스터구나. 뭐, 잘 부탁해. 나는 브라운 베스. 대영제국을 구축했다고 불리는 영국의 명총이다.
대영제국 남자 된 도리로서 기사여야만 하니, 널 지켜주마.
마, 말해 두는데, 이건 널 섬기는 기사로서의, 이른바 룰 같은 거다.
딱히 네가 특별해서 그런 게 아냐. 알았어? 알았지? ……좋아.
그래, 대영제국에 태어난 이상 남자는 신사이며, 기사가 아니면 불명예!
기사도, 라고 들은 적 있지? 기사가 지켜야 할 미덕을 말하는 거다. 그중에 『Loyalty』라는 게 있어.
기사 된 자, 충성을 다하고, 그 목숨과 맞바꿔서라도 주인을 지킨다…….
즉 나는 긍지 높은 기사로서 있기 위해, 이 미덕에 따라, 널 지켜주겠단 거다.
흥, 내 마스터가 된 것, 감사하라고?
그래, 그리고……. 귀총사로서 눈뜰 때, 머릿속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어.
『"Be noble." 귀총사여 고귀하라 절대고귀에 눈떠라』――라고, 아마 그런 느낌.
그 목소리 너는 아니지?
뭐 무슨 소린지 전혀 모르겠지만……. 모르겠으니까, 생각해봤자 소용없을 것 같아서.
나는 나인 채로, 기사도를 다하려고 해.
기사로서, 목숨과 맞바꿔서라도 널 지킨다. 그게 내가 생각하는 고귀다. 그러면, 언젠가 알게 되는 게 아닐까…….
그, 절대고귀인가 뭔가!
왠지 그런 느낌이 들어.
좋아. 다음 작전, 내 나름대로 고귀를 목표로 힘내 볼 테니까. 너도 네 할 일, 확실히 해라.
뭐…… 무리는 하지 않아도 되지만. 그, 그럼 이만. 나, 탄알 만들고 온다!
제2화
승리를 이루는 것
아, 마스터. 아까는 치료해줘서, 고…… 고맙다.
너도 손의 상처가 아픈 거 아니야? 내일 준비는 우리가 해 둘 테니까, 넌 쉬어둬, 어?
……그건 그렇고, 나. 절대고귀…… 됐네.
그때의 일은, 널 지키는 데 무아몽중이라, 잘 기억나지 않지만…….
눈앞이 빛에 싸여서 새하얘졌을 때, 또 그 목소리가 들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
절대고귀란 건, 하나의 기적 같은 걸까.
……뭐, 아무튼, 내가 귀총사로서도 기사로서도 우수하다는 게 증명된 거지.
앗…… 귀총사라고 하니, 그 프랑스놈! 샤를빌!
그 녀석, 싸우는 도중에, 마스터한테 도망치자, 도망치자 하지 않았어?
귀총사로서의 긍지가 없다고밖에 생각되지 않네. 애초에, 그런 녀석들한테서 어떻게 도망치자는 거야. 등에 총 맞고 끝이라고.
하지만 뭐…… 확실히, 고총만으로 세계제군에게 덤비다니, 제정신으로 할 짓은 아니야.
솔직히, 내가 절대고귀가 되지 않았다면 하고 생각하면 오싹해.
그도 그럴게, 그렇잖아. 우리와 세계제군과의 싸움은, 이기느냐 죽느냐 둘 중 하나야.
우리들은 계속해서 이겨나가지 않으면 안 돼…… 지면, 끝이야. 모든 게.
그러니까 앞으로도 널 지키기 위해서는…… 나도, 더 고귀해지지 않으면 안 돼.
군 녀석들도, 당하기만 하진 않을 테고. 지금 이대로라면, 나는…….
……그런 얼굴 하지 마. 넌 아무것도 신경 쓸 거 없어.
가만히, 나한테 보호받고 있으면 돼. 알았어?
응. 알았으면 좀 쉬어. ……잘 자.
제3화
미워할 수 없는 녀석
찾아다녔다, 마스터. 오늘은 회심의 승리였지?
스프링필드랑 연계가 잘 된 덕분이네, 분명.
……그 녀석이랑은, 옛날에, 적으로써 싸운 적이 있어.
전장에서 부딪친 거니까, 확실히 여러가지 생각하는 바는 있지만…….
하지만 지금은……, 그 녀석에게라면 등을 맡겨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어. 뭐 뭐랄까, 미워할 수 없는 녀석이야.
단, 한 가지……!
그 녀석의 설계가, 샤를빌을 모델로 하고 있다는 점은 마음에 안 들어!
왜 하필이면 샤를이야? 거기는 이 나로 해 뒀어야지!
뭐, 성격은 샤를을 안 닮아서 정말로 다행이야.
오늘도, 전투 중에, 내가 현기증을 일으켰을 땐 스프링필드가 도와줬고 말이야.
……아아, 현기증 정도 아무렇지도 않아. 최근, 전투가 계속돼서 피곤한 것뿐이야.
……좀 피곤한 것뿐이라니까. 너한테 말할 생각은 없었는데…… 실수했어.
아무튼…… 무슨 일이 있든, 널 지키겠다는 맹세는 절대로 거스르지 않아.
나라는 기사를 더 신용해줘.
……난 괜찮아.
제4화
흐려지는 의식
………….
뭐, 뭐야, 마스터인가. 뒤에서 소리 없이 다가와서 놀래키다니 좋은 취미는 아니다.
말을 걸었다고? 몇 번이고? ……그런가. ……미안, 생각 좀 하느라 눈치 못 챘나 봐.
……마스터, 잠깐 얘기해도?
너에게라면…… 아니, 자신의 현 상황에 대해서 보고의 의무를 다하는 것뿐이다.
그것뿐이니까 말야? 딱히 곤란해하고 있는 건 아니다?
……뭐, 됐어. 실은 최근, 약간 위화감이 있어.
……지금부터 얘기하는 거 말인데, 이상하게 받아들이지 말아줘. 그것만은 약속해 줬으면 해.
……알았어. 얘기한다.
의식이…… 날아갈 때가 있어. 가끔씩이지만, 기억이 없는 시간이 있어.
얼마 전부터, 였는데……. 처음엔 짧았어. 몇 분 정도로.
그게 점점 길어져서…… 오늘은, 드디어 전장에서도 정신이 아득해졌어.
이런 한심한 보고는 하고 싶지 않았어. 나는 귀총사인데.
전장에서 의식이 날아가다니, 기사에게 있어 있어선 안 될 일이야.
그 프랑스놈…… 샤를에게 걱정받기나 하고.
그 녀석, 히죽거리면서 『좀 쉬는 편이 좋지 않아~?』라든가 지껄여댔어.
하지만 나…… 아무 말도 하지 못해서.
……화가 나.
샤를한테 화가 나는 게 아니야, 자신에게다.
나는 자신을 가지고 전장에 서 있었어. 기사도를 다하는 것으로 나는 고귀해질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고, 싸우고 있었어.
그게 지금은, 스스로 스스로를 믿을 수가 없어…….
이래선, 기사도를 추구하는 건 도저히 무리야…….
……미안, 약한 소리를 했네. 신경 쓰지 마. 몸에 이상이 있는 건 아니야.
좀 피로가 쌓인 것뿐이야. 미안하지만 오늘의 바깥 알바는 쉬게 해줘.
……마스터. 나에겐 널 지킬 힘이 있지?
아, 아니, 대답 안 해도 돼. 마스터에게 걱정을 시켰다간 기사 실격이야.
괜찮아, 잠깐 쉬면 원래의 나로 돌아올 거야. ……그럼.
제5화
미국의 자취
저기, 마스터……. 잠깐 묻고 싶은 게 있는데 말야…….
……내 방에 햄버거 테이크 아웃 같은 거 안 시켰지!?
……그렇지, 그런 짓 할 리가 없지……?
그럼 역시 내가 스스로 시킨 건가……? 아니, 하지만 그런 기억 없고…….
애초에 미국을 싫어하는 내가 햄버거를 먹는다든가 말도 안 돼…….
아아, 그 기억이 날아간다는 얘기야. 최근, 점점 빈도가 높아져 가고 있어.
그리고…… 내가 한 기억이 없는 걸로, 혼나거나 놀림당하거나 해.
난 하지 않았다고 해도, 시치미떼지 마, 라고 하고.
정신 차리고 보면 홍차가 아니라 커피를 마시고 있는 건 나은 편이고, 제일 위험했던 건 청구서!
정말로 진심으로 기억이 없는데, 내 필적으로 서명이 되어 있어서…….
그때는 진짜로 섬뜩했어. 결국 내 수중에 있는 걸론 부족해서, 후배한테 약간 빌려서 냈지만…….
아니 잠깐만, 다시 생각해 보니, 이거나 저거나 미국이랑 관계있는 것 같은…….
햄버거에 커피, 의식을 잃기 전, 마지막에 본 것 같은 그 모양은…… 성조기…….
내가 미국을 싫어하는 걸 알면서 누군가가 일부러 이러는 건가……? 하지만 다들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는데…….
……나, 정말로 미쳐버린 걸까. 아니, 이제 그렇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지……. 아아~ 젠장, 대체 뭐냐고 이거!
샤를이나 켄터키라든가, 왠지 히죽대는 게 신경 쓰이지만…….
그 녀석들, 뭔가 알고 있는 건가…….
응? 그 녀석들한테 물어보면 된다고?
……거절한다!
그 녀석들한테 고개를 숙이다니, 절―대로 싫 다 !
……확실히 이대로 있는 건 좋지 않다곤 생각하지만…….
……알았다, 알았어. 마스터가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그 녀석들한테 물어볼게!
대체 왜 이런 일이…… 젠장…….
제6화
또 하나의 자신
……뭐야, 마스터인가. 무슨 말이 하고 싶은진 알아. 오늘의 나에 대해서지……?
나는 임무 중에 주어진 역할을 무시하고 멋대로 움직였어. 작전이 실패로 끝난 건 그 때문이야.
원인은 스스로도 알고 있어.
……그래. 그거야. 또 의식이…….
아니, 의식이 없어졌다고 하기보단…….
마스터는 샤를한테 아무 소리도 못 들었어?
그런가. 프랑스놈에게도, 그 정도의 신의는 있었나.
……지금부터 하는 말은, 보통이라면 말도 안 되는 일인데…… 놀라지 말고 들어줘.
내 안에는, 조지라는 다른 인격이 있다나 봐.
미국인이래…… 하핫…… 갑자기 뭐냐고…… 진심 뭔 소린지 모르겠지…….
그 녀석은, 내가 미국이랑 관련된 것? 을 보거나 듣거나 하면, 날 대신해 나타난대.
……어째서냐니, 내가 알고 싶을 정도야!!
미안, 지금 좀, 냉정해지지 못해서…….
……그 녀석들 얘기로는, 조지는, 독립 전쟁중엔 이미 있었대.
그 전쟁에선, 나는 영국의 총인데 미국 측의 주력으로써도 사용되고 있어서…….
나는 자신의 충의를 어디에 다하면 되는 건지 알 수가 없어서, 혼란스러웠어.
기사도의 신의에 어긋나는 행위라고 생각했었지만…….
미국의 사람들도, 원래는 영국인이고…… 나는 마음가짐을 어떻게 해야할지 알 수 없어져서.
하지만, 확실히…… 중간부터는, 영국 측으로써의 기억밖에 없는 것 같은…….
그런가…… 그 때, 미국에서 싸우고 있었던 건, 내가 아니라 조지였구나…….
……아니! 그렇다고 해도, 독립 전쟁은 이미 훨씬 전에 끝났어!
영국의 명총이라 불리는, 브라운 베스야말로 이 나다. 미국의 양키를 내 안에 남겨둘 수는 없어!
지금까지의 민폐스럽고 불명예인 많은 행동들도, 오늘의 작전 실패도, 전부 그 녀석이 원인이니까 말야.
이대로 그 녀석이 있는다면, 나는 언제까지고 고귀해질 수 있을리가 없어!
기사도를 다해서, 마스터를 지키는 고귀한 귀총사가 되기 위해서도, 어떻게든 해서 나에게서 조지를 내쫓지 않으면……!!
그런데, 인격을 지운다는 건 어떻게 하면 되는 거지? 전혀, 짐작도 안 간단 말이지.
에…… 마스터가 도와주는 거야? 하지만…… 어떻게?
제7화
새벽녘의 샛별
조지 녀석을 어떻게든 할 방법이 있다고!?
흠…… 흠흠…… 나랑 조지가 바뀌는 건, 내 미국 혐오가 원인, 이라…… 확실히 그럴지도 몰라…….
그래서? ……흠? …….
……하아!?
미국을 싫어하는 게 원인이라면, 반대로 미국을 좋아하게 되면 된다…… 라고!?
무리! 무리 무리 무리! 그런 거 절대로 무리다!
애초에, 미국을 좋아하게 된다니 어떻게 하는 건데? 내 미국 혐오는 본능이 거부하는 레벨이라고!
에…… 샤를네랑 미국에 간다!? 어이 어이, 농담치고는 안 웃기다고? 진심으로…….
그 녀석들이랑 같이 있다간, 조지가 사라지기 전에 내가 사라지겠어…… 스트레스로.
싫어! 절대로! 싫 어 !
………….
하아……. 알아……. 나도…….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것 정도, 스스로도 알고 있어. 모두를 위험에 처하게 할 녀석이, 전장에 설 자격은 없어…….
무엇보다 마스터를 지킬 수 없게 되는 건, 기사도에 반할 뿐만 아니라 기사로서 실격이야. 대영제국 남자의 수치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나에게 미래는 없어……! 제대로 알고 있어!
하지만 말야…… 미국이랑 샤를……? 내가 싫어하는 거 풀코스잖아…….
달리 방법은……? 없지…… 하아…….
……마스터. 부탁이 있어.
그…… 마스터도 따라와 주지 않겠어? 마스터가 함께라면, 힘낼 수 있을 것 같고…….
게다가, 나에겐 마스터를 지킬 사명이 있는데, 곁을 떠날 수는 없잖아!?
그런가, 와 주는 건가. 덕분에 살겠어…… 정말로 살았다…….
하아…… 요크타운 전투 때보다 우울하다…….
제8화
공존의 길
아아, 마스터. ……조지에 대해서, 신경 써주는 거야?
아직 그 녀석은 내 안에서 없어지지 않았지만, 덕분에 약간 컨트롤 할 수 있게 된 것 같아.
적어도, 전투 중에 그 녀석이 나오는 일은 없어졌어.
……이것도 마스터 덕분이네. 고마워.
마스터가 없었으면, 그 시련은 극복하지 못했어. 그 사이, 스트레스로 5킬로나 빠졌다고.
……그렇게 많은 성조기에 둘러싸인다던가, 절대 무리였고.
마스터가 있었으니까, 어떻게든 자신을 유지할 수 있었던 거야…….
그래도, 상당히 꼴사나운 모습을 잔뜩 보였다고 생각하지만…… 네가 있어 줘서 정말로 살았어…….
……뭐야, 그 얼굴. 나도 감사 인사 정도는 하거든. 기사에겐 예절도 중요하다고.
뭐, 샤를네에게도 감사 인사를 하지 않으면 안 되겠지만…….
마스터가 말해 둬 주지 않겠어?
스스로 말하면 된다고? 또 무리한 소릴 하네, 마스터는.
지금은 얼굴을 마주 하고 싶지 않아. 또 무슨 소릴 들을지 모르고……!
지금, 샤를의 실실거리는 얼굴을 보면 반사적으로 패버릴 것 같아.
아, 아무튼 부탁한다? 좋아, 이 얘기는 끝이다.
조지는, 이대로 좀 내버려 둘까 하고 있어.
왜 이런 생각이 들게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말야…….
스프링필드가 조지 녀석을 마음에 들어 해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네.
가끔씩은 조지랑 놀고 싶대. 같은 미국으로서 마음이 잘 맞는 건지도 몰라.
조지가 나와 있을 때는, 내 의식은 없는 거니까, 좀 석연치 않지만 말야.
뭐, 그것도 포함해서 아직 미정이네.
으음, 어떻게 해야 할까……. 마스터는 어떻게 생각해?
라고 해도, 너는 조지를 만난 적 없고, 모르겠지.
으음, 어떻게 할까…….
제9화
고귀라는 것
헤이, 마스터! 상태는 어때? 해피하게 하고 있어!?
뭐야―. 눈을 똥그랗게 뜨고. 나야, 조지야! 조지!
브라운하고는 가끔씩 이렇게 교대하게 됐어.
이상한 짓 하지 마라! 라고 약속했지만, 난 딱히 이상한 짓 같은 거 안 하고!
방에 성조기 거는 정도고 말야! 하하하핫!
이렇게 마스터를 만나러 온 건 브라운에겐 비밀로 해 줘?
실은 너에게, 브라운의 본심을 찔러주려고 해서 말이야! 아, 이게 그 녀석이 말하는 『이상한 짓』이려나? 뭐, 됐나!
그 녀석은 정말로 널 좋아해서 말이야, 입만 열면 기사도 기사도 이제 막 배운 단어처럼 말해대지만 그건 부끄러움을 숨기려고 그런 거니까!
사실은 그냥, 마스터를 너무 좋아하는 것뿐이야! 웃기지!
그런, 미묘한 기사 마음? 이해해 줘!
그럼, 나, 앞으로도 브라운 안에 있을 테니까! 또 만나자! 그럼!
………….
핫.
여긴…… 어라, 마스터……? 서, 설마, 조지인가?!
역시 그런가! 무, 무슨 짓 안 당했어!? 그 녀석, 스킨쉽 격하다는 모양이니까 말야!?
그, 그런가. 아무 일도 없었다면 됐지만…….
……그 녀석, 뭔가, 이상한 소리 안 했어?
뭐! 뭐야, 그 반응! 왜 고개를 숙이는 거야!
아아―! 역시, 그 녀석을 살려두는 게 아니었어!
지금이라도 처리할까? 어떻게 생각해, 마스터!?
괘, 괜찮아. 나는 침착해. 아니, 정말로.
……하지만, 말야. 으음, 뭐랄까…… 조지 덕분에, 나, 약간 변할 수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좀 개운해졌달까. 시야가 선명해진 것 같은…….
지금까지는 기사도를 극한까지 추구하는 게, 고귀를 향한 길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것도, 좀 생각하는 바가 있어서…….
……아마, 너, 마스터가…….
……아니, 아무것도 아냐. 아무것도 아니라면 아무것도 아니야!
제10화
너를 지키기 위해서
마스터. 지금, 잠깐 괜찮아?
그 뭐냐, 그거다. 오늘 싸움도 격렬했었는데, 다치거나 하지 않았어?
……그런가. 그렇다면 됐어. 나는 널 지키지 않으면 안 되니까 말야.
나는 기사니까…… 아니, 아니네. 이제 자신을 속이는 건 그만둘래.
……저기, 마스터. 내 얘기를 들어줄 수 있겠어? 약간…… 아니, 엄청 긴장되지만.
내가 너를 지키는 건, 기사도에 따르는 것뿐이라고…….
계속 그렇게 생각했었지? 나도 계속 그렇게 생각해왔어.
……확실히 처음엔 그랬어. 마스터에게 충의를 다하고, 이 목숨과 맞바꿔서라도 지켜낸다.
그것이야말로 기사의 최상의 사명이고, 기사도를 관철하면, 나는 더 고귀해져서 널 지킬 수 있다…… 라고.
하지만 말야, 그건 사실이지만 그것만이 아니었어.
마스터와 함께 싸우고, 매일매일을 보내면서……. 깨달았어.
내가 마스터를 지키는 건…… 내가 그렇게 하고 싶기 때문이란 걸.
무, 무슨 뜻이냐고? 아니 그거 물어보는 거냐!?
그러니까, 그, 즉…… 소중하니까! 네가!
……내가 조지 일로 고민하고 있을 때도, 미국에 갔을 때도, 너는 계속 곁에 있어 줬어.
그래서 겨우 자신의 마음에 눈치챘어.
내 안에서 여러가지로…… 앞뒤가 맞아떨어졌달까…….
마스터를 향한 충의가 다른 마음으로 변화…… 아니 승화해 있었던 거야.
너라는…… 한 명의 사람을 모든 것으로부터 지키고 싶어. 그렇게 생각하게 되어 있었어.
네가 마스터니까, 난 고귀하게 있을 수 있단 걸 깨달은 거야.
무, 무슨 소릴 하고 있는지 헷갈리기 시작하네…….
한 마디로, 너를 지키기 위해서, 나는 더 고귀해지고 싶어!
그러기 위해서는 네가 곁에 있을 필요가 있단 거야!
그러니까…… 계속, 내 마스터로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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